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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30 17:17
2013년 11월 5일자 장어의 신비를 벗겨라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9,253  


장어 값이 왜 이리 비싸지? 요즘 식당에서 장어구이 1인분 한 마리에 3만 원이 넘는다. 계속 오르고 있는 중이다. 국민보양식 민물장어, 어떤 사연이 있기에?
 
0.2g짜리 실뱀장어 한 마리 8,000원 … 황금값과 같아
 
강에서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해 키운 것이 우리가 음식
점에서 먹는 장어다. 그런데 국내 실뱀장어 수요량은 연간 약 20톤 정도인데 우리 강에서 잡히는 실뱀장어는 올해 약 1톤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강에서 잡히는 양이 점점 적어지는데다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대만 같은 실뱀장어 주요 수출국들이 자국 양식업계를 보호하려고 수출을 제한해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그러니 그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수밖에. 
그럼 양식하면 되지! 그러나 이 녀석의 일생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아직 상업적으로 양식이 되지 않는, 수산분야 마지막 야생이 바로 민물장어다.
 
수산분야 마지막 야생(野生), 장어의 신비를 벗겨라
 
연어는 바다에서 평생을 살다가 알을 낳으러 강을 찾아오지만, 장어는 반대다. 강에서 평생을 살다가 알을 낳으러 바다로 간다. 우리나라 강에 사는 장어들이 알을 낳는 곳이 이역만리 필리핀해 해저산맥이다. 그러니 장어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다시 탄생에 이르는 일생의 생활사가 신비에 싸여있는 것이다. 
어미 장어에서 알을 받아 새끼로 부화시키고 그것을 양식장에서 상업용 크기까지 키우는 일, 이것을 인공종묘 생산을 통한 완전양식이라 한다. 그것이 베일에 가려있는 것이다. 그 베일을 벗기는 이, 수산분야 노벨상감이라 칭할 정도다.
그 베일을 벗겨내려고 우리나라, 일본, 뉴질랜드, 대만이 도전해왔고 최근 중국, EU와 미국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상업적 성공은 요원한 상태다. 올해 초 실뱀장어 한 마리 가격은 8,000원이었다. 0.2g짜리 가느다란 녀석이 황금 값과 비슷한 수준이라니! 이러니 장어의 신비를 벗기는 순간, 노다지는 내차지다. 장어를 즐기는 나라마다 장어의 신비를 벗기려 혈안이다.
 
배 교수, 장어 연구 국내 첫 도전 … 인공배란 및 수정 성공
 

△ 배승철 교수. ⓒ이성재 사진(홍보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여기에 정식 도전장을 냈던 과학자가 바로 부경대학교 배승철 교수(59․해양바이오신소재학과)다.  
영양학이 전공인 배 교수는 2002년 2월 국내 처음으로 민물장어 인공배란에 성공했다. 연어뇌하수체를 주사해 어린 처녀 장어를 성적으로 성숙시켜 알을 배게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처녀 장어가 성숙하기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상업적 입장!) 성(性)을 인위적으로 성숙시킨 것, 그리고 알까지 배게 했다는 것은 당시에는 대단한 성과였다.
이 같은 독보적 연구 성과로 그가 이끄는 부경대 사료영양연구소는 2002년 4월 정부로부터 중점연구소에 지정된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뱀장어 인공종묘생산을 위한 친어와 자어의 영양학적 연구’에 10억 원 상당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그 사이 배 교수는 2003년 처음으로 수정에 성공했다. 

그러나 난자와 정자가 만나 발생하는 과정에서 사멸하고 말았다. 발생하여 부화된 유생이 240일 가량 지나면 실뱀장어가 된다. 배 교수 연구실에서 그 유생을 부화시키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배 교수의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으로 이어졌다. 2006년 국립수산과학원은 김대중 박사를 연구책임자로 장어의 신비를 벗기기 위한 전략연구단을 꾸리게 된다. 여기에는 배 교수연구실의 연구생들도 합류한다.
 
수산과학원, 2012년 실뱀장어 생산 성공 ‘개가’

△ 실뱀장어.
 
이 전략연구단은 2007년 처음으로 유생으로 부화시키는 데 성공한 데 이어 2012년 10월에는 유생을 생존 성장시켜 실뱀장어 2마리를 생산하는데 성공하는 대단한 쾌거를 이루었다.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연구 착수 5년 반 만에, 국내 연구로는 10년 만의 천금 같은 결실이었다.  
일본은 연구시작 50년 만에 실뱀장어 종묘를 처음 생산했고, 그리고 부화 성공 후 28년 만에 실뱀장어로 성장 생존시켰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굉장한 진전이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까지 40∼50마리의 실뱀장어를 생존시키는 단계까지 왔다고 한다. 일본은 연간 1천 마리 생산 수준까지 왔다. 장족의 발전이지만 아직 상업적 생산에 이르기는 길이 멀다. 우리나라가 한 해 필요한 실뱀장어 수요는 20톤 가량, 마릿수로 계산하면 1억 마리!
배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1950년대 초부터 이 분야에 도전했다. 일본 북해도대학 수산학부 학장인 야마우찌 교수는 1973년 세계 처음으로 장어의 인공종묘 부화(정자와 난자가 만나 유생으로 깨어나는 것)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1974년 네이처에 게재됐다. 이 공로로 그는 일본정부로부터 국가훈장을 받았다.
일본은 이어 2001년 처음으로 부화된 유생을 성장 생존시켜 실뱀장어 한 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니까 일본은 1973년부터 실뱀장어 한 마리를 만들기 위해 꼬박 28년이라는 시간을 바쳐온 것이다.
수정란이 부화해 유생(물에 떠다니는 상태)이 성장하면 댓닢뱀장어(렙토세팔루스)가 된다. 이것이 변태하면 실뱀장어가 된다. 길이는 4∼5㎝, 무게 0.2g 정도의 실처럼 가늘고 투명한 이 생명체를 얻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 부화 후 250일 째의 렙토세팔루스.
유생→렙토세팔루스→실뱀장어까지 240일 동안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배 교수, “실뱀장어 사료 개발이 관건이다” 연구 지속
 
배 교수는 240일 동안의 생존과 성장 비밀은 ‘영양’에 있다고 보았다. 그러니까 친어(어미 장어)와 자어(새끼 장어)의 영양학적 관리, 즉 이들의 먹이가 되는 사료 개발이 관건이라는 것. 그는 현재 장어를 연구하는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연구단의 자문교수로서 친어와 자어의 사료개발 분야를 맡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산 장어는 필리핀 해구 근처의 수심 300∼500m에서 산란되어 렙토세파루스 유생단계에서 북적도 해류와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회유하여 약 6개월 후에 실뱀장어로 자라 우리나라 강에 도착한다. 그리고 강에서 평생을 살다가 다시 필리핀해구로 간다.
그러니까 강에서 영양을 축적한 어미 장어는 본능의 내비게이션을 가동해 필리핀 해구로 사력을 다해 가는 것이다. 알을 낳기 위해. 그 사이 약 6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위와 내장은 거의 퇴화하고 대신 생식소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 그 바다의 심연에 도착해 그믐밤마다 마지막 힘을 쏟아 무리 지어 교미하면서 삶의 향연을 벌인다. 그리고 알을 낳고 최후를 맞는다.
배승철 교수는 “장어의 신비를 벗기기 위해서는 매년 50억 원씩 앞으로 10년은 투자해야 실뱀장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수산분야 연구 가운데 민간이나 지방정부에 맡길 것은 과감하게 맡기고 장기적으로 해야 하는 정말 어려운 연구를 선택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부경투데이>